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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한 라이트노벨의 마법이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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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한 라이트노벨의 마법이란

재독할수록 돈이 아깝더란..

라이트노벨 "책벌레의 하극상"에 등장하는 마법(마술)은,
마법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디너쇼에 출연한 '마술'사의 공연입니다.

여성향 라이트노벨 +
여성작가 +
문과생 +
아줌마

콤보가 저런 걸 만들어냈죠. 아니아니, 그냥 원래 그런 것이지 작가의 성별이나 배경은 상관없어요. 유명한 TV막장치정물드라마 작가 중 남자가 적다고 누가 말할 수 있나요.
하여간
인물관계묘사는 성인용 아침드라마인데
저런 건 유아용 그림책.


건물을 짓고 싶다?

탁자 위에
레터사이즈 종이를 몇 장 꺼내
마술펜 하나만으로 조감도? 설계도?를 쓱쓱 그리고
건물올릴 공터의 중심까지 날아가서
마력담긴 금가루뿌리고 마법진을 그리고
마력을 넣으며 영창하며 설계도를 던지면,

어머! 대단해라..
순식간에 건물이 뚝딱.[각주:1]
신전도 도서관도 성도 도시도 뚝딱!

수리수리 마수리.. 마술사가
암막 안에서 비둘기를 꺼내듯.
문돌이들에게 마법은 마술인가..


녹음기를 만들고 싶다?
종이에 적당히 그려서
마녀의 죽솥같은 데다
여러가지 재료를 중탕하고
아까처럼 그린 그림도 넣고
휘휘 저어가며 마력을 주고
주문과 마법진과 타이밍을 주면

어머! 놀라워라.
녹음마도구가 뚝딱.
아름다운 장신구도
정교한 기계장치도
솥에서 뚝딱하고 튀어나옵니다.

재료를 잘 썰어 뭉근하게 끓인 스튜를 잘 졸이면,
포타주도 나오고 BBQ양념치킨도 나오고 피자도 생크림케이크도 나온다는 식입니다.
총도 나오고 폭탄도 나옵니다.
메달도 나오고 목걸이도 나와요.

이건 그냥 게임이네.. ㅋㅋ
MMO게임 제작스킬이나
○○의 ○○○○같은 게임 마법같이
재료를 구해
스킬을 발동하고 슬롯이라는 솥에 채운 다음
클릭하거나 무늬를 그려주거나 지정한 시간동안[각주:2] 지정한 액션을 하면
뭐든지 튀어나오는, 그거네 [각주:3] [각주:4]

원한다면 한 번에 몇 개도 뚝딱!
이래놓고 설정이 정교하네 어쩌네 칭찬하고, 작가는 거기에 올라타서 온갖 사족을 붙여가고 있죠


네, 혹시 이공계라면
이 책 괜히 산만할 수도 있어요.
적당히 뭉개줘야 편한 건 맞는데, 좀 너무 해서,
이런 면에서는 ♥레기니까.

책 자체의 분위기가 원래 이쪽이 아니고 동화같아서, 이런 부분은 전에는 흠이 안 됐습니다. 사실, 저렇게 처리한 소설이 어디 한두가지인가요. 아예 그냥 주문만 외면 내장완비된 성이 쑥 솟아나오는 식으로 처리한 작품도 많죠. 책벌레도 소환같은 게 없지는 않지만.

적당히 생략한 것으로 넘어갔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묘하게, 작가가 가필해갈수록, 보강되는 다른 부분이 높아지는 것과 비교해 전혀 보완이 없는 이쪽은 두드러진 흠, 계곡이 되어 눈에 띄었습니다. 마치 TV용 애니를 블루레이판으로 재출시했는데, 캐릭터 작화붕괴는 훌륭하게 커버했지만 대충 그린데다 작붕이 두드러졌던 탑승메카는 그대로일 때 그 느낌. 원래 작화가 엉성했지만 스토리하나 보고 온 팬들이 떨어져나갈 만큼.

국내 로판작품들의 나쁜 부분을 닮는 듯 아줌마용 아침드라마(soap opera)가 돼가면서 저런 것도 확 눈에 띄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청소년등급 '여성향 로리쇼타 로맨스판타지' 분위기가 나면서 상당히 취향타게 됐어요. 아직 재미는 있지만, 그 부분에서는 강력 비추합니다. 모든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웹본이나 단행본 전반, 중반 어느 부분까지와는 많이 다릅니다.



  1. 내부 배관공사에 미장까지 끝나 있어서, 목공들이 들어가서 나무로 문짝과 창문, 가구를 짜서 넣기만 하면 됩니다. [본문으로]
  2. 가속아이템을 캐시템으로 팔거나 스킬로 만든 게임이 있고, 책벌레도 그런 스킬을 쓰는 캐릭터가 나옵니다. [본문으로]
  3. 슬롯에 재료채우고 몇 분에서 몇십분 기다리면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튀어나오는,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오랜만에 떠올렸습니다. 그것도 게임이니까 제작물마다 요구렙이 있고 운빨도 있고 다양한 파라메터가 있기로는 책벌레이상입니다. [본문으로]
  4. 이 작품만이 아니라 요즘 라이트노벨 판타지가 게임판타지를 표방했든 하지 않았든 겜판소가 된 건, 작가들이 다른 경험보다는 게임을 한 경험이 많고 그게 문장에 반영돼서겠지만요. 오모리 후지노의 던만추시리즈도 직업, 레벨, 스킬, 스탯, 어빌리티, 상성, 엑셀리아의 수치와 잠재치같은 말은 그냥 게임식 설정이죠. 그 외 호빗이 파룸으로 이름바뀐 것은 톨킨재단때문이라던가.. "몬스터"라는 이름은 게임에서, 종족과 소품과 관계는 톨킨판타지와 D&D에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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