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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열역학법칙이 안 통하는 몸은 없죠. 본문
(어느 SF에 나오는 얘기처럼 몸속에서 질량과 에너지를 직접 변환하기라도 해서, 고정관념을 벗어난다면 모르겠지만)
살찌는 유전자, 또는 남보다 살찌기 쉬운 몸을 만드는 유전자는,
인류의 과거 역사에선 축복이었던 적이 있었을 겁니다.
불규칙한 식량 공급사정을 완충해주었을 테고,
두터운 지방은 빙하기를 버틸 수 있게 해주었을 테니까요.
19세기까지만 해도 모든 지역에서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1
한편
같은 밥을 먹고 살이 더 잘 찐다는 말은,
소화흡수효율이 더 좋거나(내몸은 연비짱),
몸에 살로 남기느라 에너지소비를 더 적게 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나는 이렇게 먹고는 힘을 못 쓴다!)
물로 가는 자동차가 없듯이, 물로 찌는 살도 없습니다. 물분자를 몸에 가두어서 체중이 늘었다는 말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2
곁다리로, 다른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설탕이 나쁘다, 액상과당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살찐다고 경고하는 건강프로그램이 많습니다. 곡류의 전분을 분해하면 나오는 포도당과 달리 과일, 설탕, 물엿에 많은 과당이던가? 포도당이 아닌 당분이 지방으로 전환되기 더 쉽다는 말도, 진화를 생각해 짐작하면 딱 들어맞는 이야기입니다.
인류가 농경생활을 하기 전 수십만 년 이상동안, 아니 그 훨씬 전 지질학적인 시간 단위에서, 속씨식물과 겉씨식물이 결실기에 만들어내는 과실을 먹고 먹이가 부족한 시절을 버티던 동물들이 발현시킨 유전자가 지금까지 내려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가을에 풍성하게 먹고 곰처럼 두터운 지방을 만들어서 겨울을 버텨야죠. 날씨가 좋은 계절의 끝자락에 영근 열매를 많이 먹어 가장 압축시킬 수 있는 지방으로 낙타의 혹같은 것에 비축한 다음 먹이가 없는 계절을 버텨야죠. 3
살 안 찌는 체질은 정말 있다? 유전자 연구가 밝혀준 날씬한 DNA - 서울신문
"물론 비만이 되는 이유는 소모하는 열량보다 섭취하는 열량이 많기 때문이지만."
그리고 만약, "디자인 베이비"가 만들어지는 시대가 온다 해도
비만유전자가 인류의 유전자풀에서 사라지는 건 보고 싶지 않네요.
그리고 말이죠, 솔직이 말해,
"아무리 먹어도 안 찌는 체질"은 다시 말해, "연비가 극악인 몸"이란 이야깁니다.
찰나의 유행때문에 그런 유전자가 대세가 되는 게 인류의 미래에 좋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까치설날입니다.
많이 드시고, 운동 많이 하세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m(_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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