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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Geek's
대전 도시철도 2호선. 씁쓸 본문
몇 년 전,
지금 여당(의 지역당)과 몇몇 시민단체들이
대전과 광주 새 도시철도를 트램(도로에 레일까는 노면전차)으로 만들자고 추진했고, 당선도 됐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몇 년 논의 끝에,
광주광역시는 저심도 경전철로 바꿨고,
광주사람들은 현명했다. 그리고, 대전은 뭐 언제나 그랬듯.. 꼴아박은 느낌.
좀 허전하고 아스트랄한.. 뭐랄까,
친구와 전철 다른 칸에 탔다가 친구는 수원에서 하차했는데 잠못깬 나혼자 천안까지 떠내려가면 이런 느낌일까.
지난 지방선거때는 그거라도 빨랑 짓자고.. 으억.. You Win! 2
대전은 나름 과학도시라고, 엑스포 개최도시라고 해서
옛날(약 25년 전인 1993년!)에 여기서 자기부상열차를 시승해본 시민들도 있고 3 4
버스정거장 시내버스도착안내시스템도 (내가 알기로는) 90년대초반에 전국 최초로 만들었고
세종시 BRT(간선급행버스)도 만들어서 장단점을 아는데
한겨울에 눈맞으며 덜덜 떨며, 장마철에 우산쓰고 비맞으며 트램기다리면 참 운치있고 좋겠다. 6
고작 그런 거 할 바에야, 정말로 땅파거나 기둥세우는 게 그렇게 질색이라면, 차라리,
그 예산으로 전기저상버스, 수소저상버스를 더 사서 배차간격을 줄이고 운행시간대를 연장하고,
버스전용차선이 더 잘 되도록 신호체계를 개선하면 트램같은 것보다 훨씬 나을 텐데.
뱅뱅도는 환형노선이 그렇게 가지고 싶으면 간선노선을 그런 신형버스로 신설하면 되쟎아.
대전 트램예산이 2017년 기준으로 7천억 든다는데.. 2019년 대형전기버스 한 대값이 국산 4억, 중국산 3억인데 환경부지원금 1억준단다. 그럼 몇 대를 바꿔주고 증차할 수 있을까.
애초에 노면전차가 왜 나왔나 생각해봐.
백 년 전에 가졌던 기술적 제약이 극복된 요즘 시대엔
조금 더 읽어보니 어디에서는 도로 위에 트램시설을 하고 고무타이어 트램이나 굴절버스를 올리자 하던데, 지금 시점에서 도로 위에 올리기에는 다 퇴물이다. 그런 것조차 전기모터로 각 차량이 구동력을 가지는 게 지금이고, 얼마 안 가 개별 차량이 자율주행이나 군집주행소프트웨어를 탑재하게 된다. 그런데, 대량생산되어 한 량당 단가가 쌀 버스를 굳이 사용하지 않고 비싸게 주문생산한 전용 차량을 구매해 '트램'이란 간판을 유지하는 데 예산을 낭비할 이유가 어디에 있나.
그밖에도 트램을 신설하기보다 버스체계를 개선하는 게 나은 점은 많다. 트램은 종류에 따라 지금도 부족한 차선 8을 독점하거나 공유하더라도 그걸 우선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야 하지만, 버스기반은 그냥 지금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면 그만이고 노선의 확장 변경도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자율주행과 군집주행을 위한 도로인프라 개선이야, 경전철사업과 무관하게 도로교통 일반을 위해서도 5G시대네 뭐네 해서 어차피 정부차원에서 해가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9
"2025년 트램개통 목표"라고 대전시 홈페이지에는 나와 있는데,
그럼 그 트램공사가 끝날 때쯤 자율주행 저상전기버스가 일반 도로를 달리고 있을 것이다.
2021년까지 104단계 자율주행차(사람은 앉아만 있는 수준이다)를 개발하고
2030년까지 완전자율주행차를 생산한다는 로드맵이 현대차 기준이라는데, 11
도요타, 폭스바겐, 벤츠, BMW, GM, 그리고 중국차들이 현대차보다 늦을까?
혹자는 "트램이 관광자원"이라 주장하지만, 래핑 예쁘게 잘 한 트램차가 시내를 왔다갔다한다고 해서 지금 대전시에서 그 자체가 관광자원이 되지는 않는다. 쓸모가 있으면서 그 자체를 "관광자원"겸용으로 내세우려면 버스와 승용차와 공간을 다투며 도로를 기는 트램이 아니라, 모노레일정도는 돼야지. 12 13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전구간 주행 영상 (Rail View) 14 15
반면, 트램에서 내다보는 경치는 지금 간선버스에서 내다보는 풍경과 별 차이없을 것이다. 전기차와 수소차가 일반화된 시대 트램은 타 도시와 구별되는 대전만의 관광자원이라 부를 만한 외관상 차별점도 없다. 대전은 원래 노면전차가 다니던 도시도 아닌데, 일부러 트롤리 급전폴을 올리고 경종을 달아 레트로한 "가짜" 향수를 부르기라도 할 텐가.
* 모 커뮤니티에 누가 트램이야기를 썼고, 좋겠네 좋겠네하는 댓글이 달리길래 여기 풀어보는 혼잣말.
업데이트)
2019년 4월말 기준. 대전시 웹사이트에는, 도로에 레일을 박고 5량짜리 전기트램을 굴리는 쪽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트램을 주장하던 바보들은 트램이 주변 상권을 활성화할 거라지만, 정작 트램 자체는 중앙차선이기 때문에 지하철보다 나을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노면전차는 날씨가 궂을 때는 전철보다는 버스에 가깝게 간주되기 때문에.. 그냥 땅위를 달리는 월미은하레일. 에휴. 하여간 정부가 예타면제해서 건설비를 쓸 수 있게 됐는데도 저 지경. 돈도 써본 놈이 잘 쓴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업데이트)
"트램선로깔면 땅파지 않아도 된다"가 그 망한(대법원 판결로 시장직 상실했습니다) 권트램 일당의 주장이었습니다만. 트램을 계속 하기로 하면서 결국 경사가 급한 길은 땅파기로 했다고 합니다. "경사있는 고개길은 지중화한다"고 하네요. 경전철하다던 사람들이 이 경사문제를 지적했을 때, "그런 길도 땅 안 파도 가능하다"고, "광주와 달리 대전은 땅을 못 파니까 도로 위에 트램깔자"고 우기더니, 그러면서 **위키에는 "트램이 이렇게 좋다"며 틀린 소리 잔뜩 써놓더니.. 가관입니다.
- 논의, 심해봐야 논쟁 정도로 일단락한 것 같은 광주광역시와 달리, 대전광역시는 시장당선자가 선거 전에 트램을 주장한 시민단체를 자기가 만들어 운영했을 정도로 아주 의지가 강했다(심지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2012년에(!) 통과한 자기부상열차건설사업을 2014년 당선 후 엎어서 트램으로 재추진했고, 당시 시장은 '예타안받아도 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에서는 '사업내용이 바뀌어 다시 받아야 한다'고 해석해서 2018년 연말까지만 해도 사업추진이 불확실했다가 올 초 정부의 예타면제사업에 포함되며 기사회생한 것이다. 그럼 얼마 아낀다고 트램할 필요가 없쟎아!). 소송 중인 와중에도 트램운영실태를 본다며 유럽시찰하고 (백지화된)시범노선계획을 발표했을 정도였다. 대전은 그 정도로 난장판이었다. [본문으로]
- 여야 할 것 없이 그러는 것 같았다. 너무 오래 끌어서 지쳤으니 뭐든 일단 만들자는 자포자기 반쯤 들어간. 그런데 올 연초에 중앙정부의 지방경기진작을 위한 예타(예비타당성조사)면제대상 사업 목록에 덜컥 올라버린 모양이다. 이러면 돈아끼겠다고 굳이 트램할 이유가 없쟎아.. [본문으로]
- 지금도 대전과학관 안에 체험관이 있다고 한다. 국립과학관 웹사이트에 웹페이지가 열려 있어서 온라인 예약하고 가면 된다. [본문으로]
- 갑천 천변 도로를 타고 가다가, 길 위를 가로질러 놓인 시험선로를 따라 자기부상열차가 이동하는 걸 이천년대들어서도 본 사람들이 있다. 나도 종종 봤고(서울서 우르르 몰려내려와 허튼소리하던 자칭 운동가 촌놈들이나 대전출신이지만 서울생활 오래한 공무원은 그런 거 몰랐겠지만). 그래서 서울이나 다른 지방사람들마냥 자기부상열차를 멀게 느끼지 않았다. 그랬는데.. 망할 놈들. ㅠ.ㅠ [본문으로]
- 2018년 선거때부터 슬슬 나오던 얘기 중에는, 여기까지 밀어부친 체면이 있어 '경전철', '트램'이라는 타이틀은 계속 내세우지만, 실제 구현은 세종시 BRT구간에 새로 투입된다는 BMT(바이모달트램)와 비슷한 전기 굴절버스로 끝내지 않을까하는 짐작도 있다. [본문으로]
- 기차역 플랫폼에 지어놓은 유리칸막이 대합실같은 걸 만들 거라는 말도 있기는 하지만(중앙차로 버스정거장을 만든 데는 지금도 그렇게 한 곳이 있다), 그래봐야.. [본문으로]
- 그런것보단 말이지, 저상버스는 왜 지금보다 편하게 만든 더 좋은 디자인이 나오지 않는 걸까하고 궁금해한 사람 없어? 지금 저상버스는 마치 기존 버스바닥에서 깔창 하나 들어낸 느낌이쟎아(바닥낮은 거 하나 좋고 나머진 그냥, 내리면 그만이니 건의하기 귀찮다 정도). 전기모터동력으로 바뀌면 지금 버스보다 훨씬 편안한 승객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을 텐데. 자율주행방식으로 바뀌면 과속난폭운전도 없어질 텐데.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전동차 디자인은 엄청 신경쓰는 것 같지만 반면, 시내버스는 주는 대로 받아 쓰는 느낌. 뭐, 거기에는 또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본문으로]
- 세단, SUV, 화물차 통행을 고의로 불편하게 만들어 트램을 타게 하는 게 "정치적으로 올바르다"고 그들은 주장하는데.. 돌돌이카트 많이 끌고 다닐 것 같다. 혹시 이 사람들은 경차 보급도 반대하지 않을까? 경차중에서도 특히 2명만 타는 저속전기차는 그 사람들이 말하는 도로낭비에 딱 들어맞는다. [본문으로]
- 대전은 지방도시라 서울보다 대중교통 배차간격이 길고, 한 시간이 아니라 하루에 몇 번 버스가 다니냐를 세어야 하는 노선도 꽤 있다. 그리고 새벽첫차가 늦고 밤 막차가 빨리 끊긴다. 자가용을 괜히 많이 타는 게 아닌데 그런 사정은 안중에 없이 "자가용통행을 불편하게 하면 트램탈 테니 좋다"고? [본문으로]
- 바로 내후년이다. 2019년(올해), 2920년, 2021년. [본문으로]
- 운전면허증가진 사람이 탈 필요가 없다. 부연하면, 레벨 4는 면허증가진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잠자면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가거나 비상시 운전자개입없이 자동주정차를 하는 수준이고, 레벨 5는 자동차에 핸들이나 운전장치가 없어도 된다. [본문으로]
- 시내라고는 하지만 1호선이 통과하는 대전역-구 충남도청 사이의 거리는 다니지 않는다. 트램타고 풍경을 감상할 만한 거리는 정부청사에서 시작해 갑천변을 달리는 짧은 구간 정도지 않을까(그런데 그 양끝인 정부청사역과 유성온천역 둘 다 1호선 환승역이다). [본문으로]
- 모노레일은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신청을 받아 아파트단지 옆을 지날 때는 사생활보호를 위해 그쪽 창을 일시적으로 우유빛으로 불투명하게 한다) 땅속인 저심도 경전철이나 내다보는 풍경이 버스탈때와 비슷한 트램보다 낫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바깥을 다니는 대신, 대구 3호선은 폭설이 내릴 땐 수동운행한다는데 몇 시간 운행정지로 보도된 적도 있다. 트램 역시 (특히 고무바퀴를 사용한다면 더) 폭설정도가 되면 적어도 첫차가 다니기 전에 쌓인 눈에 대해서는 대비책이 필요할 것이다. 일부 구간만 지상에 올라와 지붕을 씌울 수 있고 나머지 구간은 지하에 두는 저심도 경전철일 때는 눈문제는 없다. [본문으로]
- 배경음악이 좀 깨는 사람은 묵음만들고 보자. [본문으로]
- 대전 트램논란 이슈 중 하나였던 그늘지는 단점을 해결하려고, 구조물을 슬림하게 만들며 한편 녹지면적과 식물식재에 신경쓰는 등 그나마 꽤 애썼다는 얘기가 있다. 만약 교각과 레일 모노레일아래 구조물을 저 두께 그대로 하면서 고대로마 수도교나 대구읍성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을 씌우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복잡한 장식물을 별 생각없이 만들면 역사적, 문화적인 의미없이 유지비만 많이 들어가게 되고 관리하지 않으면 흉물화되니, 딱 와닿는 아이디어가 없다면 손대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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